중국 전기차의 한국행이 한 브랜드씩 단계를 밟고 있다. 샤오펑(XPENG)의 한국 법인 엑스펑모터스코리아는 지난 3일 이만식 전 볼보자동차코리아 커뮤니케이션·커머셜 총괄을 신임 한국 대표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취임일은 12월 1일이다. 이 대표는 2003년 볼보자동차코리아에 합류해 23년간 영업·마케팅·제품 전략·딜러 네트워크를 맡았고, 자동차 업계 경력은 30년이 넘는다. 한국 법인은 지난해 6월에 이미 설립돼 있었다. 대표 선임은 판매 개시를 앞두고 조직과 네트워크 구축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는 신호로 읽힌다.
샤오펑은 어떤 회사인가
샤오펑은 광저우에 본사를 둔 중국 전기차 업체로, 국내에서는 ‘중국의 테슬라’로 불려 왔다. 강점은 인공지능(AI) 기반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전동화 기술이다. 지난해 말 기준 60개 국가·지역에 진출했고, 올해 2분기 해외 인도량은 전년 동기보다 81% 늘어 처음으로 2만 대를 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체 매출의 25% 이상을 해외에서 올렸다. 중국 내수만으로 크는 단계는 지났고, 해외 확장이 실적의 한 축이 된 회사다.
대표 차종은 중형 SUV G6, 대형 SUV G9, 세단 P7, 다목적차 X9 등이다. 다만 한국에 어떤 차종을 얼마에, 언제부터 팔지는 아직 확정 발표가 없다. 업계에서는 G6와 X9가 거론되지만, 법인 발표로 확인된 것은 대표 선임까지다.
먼저 들어온 두 브랜드의 성적표
샤오펑의 앞에는 이미 결과를 낸 두 브랜드가 있다.
| 브랜드 | 국내 일정 | 성적·가격 |
|---|---|---|
| BYD | 2025년 승용 시장 진출 | 첫해 6,107대 → 올해 1~9월 2만137대, 수입차 4위. 돌핀 2,450만 원부터 |
| 지커 | 올해 판매 시작, 7X 10월 21일 고객 인도 개시 | 7X 5,299만·5,999만·6,999만 원, 사전예약 한 달 1,000대 |
| 샤오펑 | 2025년 6월 법인 설립, 12월 1일 한국 대표 취임 | 출시 차종·가격·일정 미확정 |
BYD는 소형 해치백 돌핀부터 중형 SUV 씨라이언 7까지 가격대별로 차종을 깔며 물량으로 자리 잡았고, 지커는 지리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7X 한 차종부터 시작했다. 진입 방식이 나뉘는 셈이다. 샤오펑이 어느 쪽을 택할지는 첫 차종과 가격 발표에서 드러난다.
배경에는 시장 자체의 변화가 있다. 올해 1~9월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 약 29만7,000대 중 중국산이 38.1%를 차지했다. 2022년 4.7%에서 4년 만에 8배 수준으로 커진 비중이다. 중국 브랜드의 추가 진출은 빈 시장을 여는 일이 아니라, 이미 커진 수요를 두고 벌이는 경쟁이다.
가격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중국 브랜드가 파고드는 지점은 가격표다. BYD 돌핀은 2,450만 원부터 시작해 진입 가격 자체를 낮췄고, 중형 SUV 씨라이언 7은 4,490만 원부터라 기아 EV5 롱레인지 기본형(4,575만 원)보다 85만 원 싸다. 뉴스핌 집계로는 BYD 구매자의 65%가 40·50대였다. 젊은 층의 호기심 소비가 아니라, 국산차와 같은 예산표에서 비교해 고른 구매가 이미 주류라는 뜻이다. 샤오펑의 G6가 이 구간에 들어오면 모델Y와 EV5가 있는 중형 SUV 가격대가 한 번 더 흔들린다. 반대로 프리미엄으로 포지션을 잡으면 지커 7X와 직접 부딪힌다. 첫 가격표가 곧 샤오펑의 한국 전략이다.
줄 서 있는 브랜드가 더 있다
샤오펑이 마지막이 아니다. 연합뉴스는 체리자동차와 창청자동차가 내년 국내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고, 뉴시스는 니오·샤오미·리오토·둥펑·창안자동차의 진출 가능성도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진출을 공식화한 곳과 검토 단계인 곳은 구분해야 하지만, 방향은 하나로 모인다. 한국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앞다퉈 들어오는 시장이 됐다.
여기에 정부 움직임도 겹친다. 정부는 최근 국내생산세액공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브랜드의 가격 공세에 대해 국내 생산 기반을 지키는 인센티브로 대응하는 그림이다. 보조금과 세제가 함께 움직이는 국면이라, 브랜드 경쟁은 가격표 너머 정책 경쟁으로도 번지고 있다.
구매자 입장에서 정해진 것과 아닌 것
지금 확정된 것은 세 가지다. BYD와 지커는 이미 팔고 있고, 샤오펑은 12월 1일 대표 체제로 판매 준비에 들어간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도 명확하다. 샤오펑의 국내 출시 차종, 가격, 판매·서비스 네트워크 규모는 발표 전이다.
그래서 당장 계약할 차를 고르는 단계에서는 기존 두 브랜드의 가격과 상품이 기준이 되고, 샤오펑은 ‘내년에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난다’는 변수로 두는 것이 정확하다. 반대로 급하지 않은 구매자라면, 샤오펑의 첫 차종과 가격이 공개되는 시점이 국산·중국 브랜드 전반의 할인 경쟁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할 만하다. 중국 전기차 3파전의 관전 포인트는 결국 첫 가격표다.
자료: 연합뉴스·뉴시스(2026년 11월 3일), 중앙일보, 뉴스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록 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