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을 추진하겠다’는 말이 실제 서류가 됐다. 테슬라코리아가 국토교통부에 감독형 FSD(완전자율주행) 승인 요청을 정식으로 제출했고,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그 사실을 확인했다. 10월 8일 국정감사에서 테슬라코리아 대표가 ‘추진’ 입장을 밝힌 지 2주 만이다. 이제 공은 국토부로 넘어갔다. 다만 검증 절차도, 일정도 아직 발표된 것이 없다.
2주 만에 ‘추진’이 ‘접수’로 바뀌었다
| 날짜 | 경과 |
|---|---|
| 10월 8일 | 국정감사에서 서영득 테슬라코리아 대표, 정식 승인 신청 추진 입장 표명. 장종태 의원은 FSD 안전기준 부재를 지적하고 임시운행허가를 통한 검증 착수를 주문 |
| 10월 22일 | 테슬라코리아, 국토부 모빌리티자동차국에 메일·등기로 승인 요청 제출 |
| 10월 23일 | 종합 국정감사에서 홍지선 장관이 장종태 의원 질의에 신청 사실을 확인 — “22일 어제 날짜로 메일로 보냈다고 들었다” |
10월 8일 국감에서 장 의원은 종합감사 전까지 검증 진행 상황을 보고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23일 종합국감에서 국토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미국산 차량 예외와 국제기준 마련 추진을 설명하며, 미국산 외 차량에는 FSD를 상용화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장 의원은 “신청이 들어왔으니까 안전성 검증을 해야 한다”며, FTA 규정에만 기대지 말고 새로운 주행 기능에 대응할 검증 체계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쟁점은 ‘특례’다 — 기준이 없어서 생긴 길
국내 현행 자동차 안전기준에는 감독형 FSD 같은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을 받아줄 규정이 없다. 그래서 테슬라가 택한 길은 기준 개정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었다.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자동차 안전기준 관련 특례, 즉 장관이 우수한 신기술 장치로 인정하면 기존 기준에도 불구하고 장착을 허용하는 제도를 근거로 적합성 승인을 신청했다.
국토부도 제도 쪽 움직임을 병행하고 있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의 국제기준(UN R171)을 토대로 한 첨단 운전자 보조 규정, 이른바 DCAS 규정 제정을 준비 중이라는 것이다. 개별 신청에 대한 특례 심사와, 기준 자체를 만드는 제도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그림이다. 어느 쪽이 먼저 결론이 나느냐에 따라 국내 FSD 도입의 속도가 달라진다.
승인되면 18만5천 대가 달라진다
지금 국내에서 감독형 FSD를 쓸 수 있는 건 한미 FTA로 미국 기준이 인정되는 미국산 차량뿐이다. 테슬라코리아가 장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내 등록 테슬라 23만8,968대 가운데 18만5,491대(77.6%)는 FSD를 사용할 수 없다. 이 가운데 중국산 모델3와 모델Y가 18만3,407대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조선비즈는 이번 신청이 승인되면 HW4(하드웨어 4) 플랫폼 차량 전체가 FSD를 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것은 전망일 뿐이다. 테슬라가 제출한 신청의 구체적인 내용과 대상 차종, 적용 하드웨어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18만5천 대 전체가 신청에 포함됐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아직 안갯속인 것들
신청이 접수됐다는 사실 외에 확정된 것은 거의 없다.
첫째, 검증 절차와 일정이 없다. 23일 국감에서 홍 장관은 “국제적인 논의 사항도 같이 살펴보겠다”고 답했을 뿐, 어떤 절차와 일정으로 신청 건을 검증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현재 테슬라의 가장 큰 문제는”이라며 말을 꺼냈다가 시간 제한으로 잇지 못한 대목도 있었다.
둘째, 검증의 출발선이 낮다. 장 의원실이 공개한 국토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제출자료에는 정부 차원의 FSD 시험·검증 실적이 없고, 향후 검증 계획도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이번 신청 이후 국토부가 실제 검증에 착수했는지는 국감 답변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셋째, 중국산에 대한 기존 입장과 특례 심사가 어떻게 맞물리는지 불명확하다. 국토부는 중국산 테슬라 차량의 FSD 적용에 대해 국내 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특례 심사는 바로 그 기준의 예외를 묻는 절차라, 심사 과정에서 이 입장이 어떻게 정리될지가 핵심이다.
넷째, 적용 하드웨어 범위다. HW4 차량이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있지만, 기존 HW3 차량이 포함되는지는 신청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알 수 없다.
다음 분기점은 정기국회 전 보고
장 의원은 질의 말미에, 신청 건을 어떤 절차와 일정으로 검증할지 설명하고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까지 의원실에 상세히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보고가 나오면 검증의 윤곽이 처음으로 드러난다.
한 가지 구분해 둘 것이 있다. 목요일(10월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선고되는 FSD 구매대금 반환 소송과 이번 승인 신청은 별개의 일이다. 소송은 과거의 약속이 지켜졌는지를 다투고, 승인은 앞으로의 사용 가능 여부를 다툰다. 소송에서 어떤 결론이 나도 승인 심사는 계속되고, 승인이 나도 소송의 판단이 바뀌지는 않는다. 결과는 선고 당일 따로 정리하겠다.
출처: 블로터(2026-10-23) 테슬라 FSD 승인 신청·국정감사 질의 보도, 조선비즈(2026-10-27) 특례 신청 및 DCAS 규정 준비 보도. 신청 내용·대상 차종·하드웨어 범위와 국토부 검증 절차·일정은 미공개 상태로, 본문에서 단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