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국내 전기차, 수입차가 국산을 처음 추월했다 — 57.2%, 테슬라·BYD가 판을 바꿨다


지난 9월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 10대 중 약 6대는 수입차였습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올해부터 국산·수입을 구분해 전기차 내수 실적을 공개하기 시작한 뒤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이 뒤집힌 것입니다. 테슬라의 중국산 모델Y와 BYD의 저가 공세가 국산 완성차를 앞질렀고, ‘한국판 IRA’ 세제개편안에서는 전기차 완성차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1. 숫자로 본 9월 — 수입 1만8181대 vs 국산 1만3587대

지난 9월 국내 전기차 판매는 총 3만1768대. 이 중 수입이 1만8181대(57.2%), 국산이 1만3587대(42.8%)로 4594대 차이 났습니다.

구분 9월 판매량 점유율 전년 동월 대비
수입 전기차 1만8181대 57.2% —
국산 전기차 1만3587대 42.8% —
테슬라 1만2372대 수입의 68.0% +36.4%
BYD 2614대 수입의 14.4% +156.3%
현대차 5435대 — -27.7%
기아 7941대 — +12.6%

(출처: KAMA·KAIDA, 10월 20일 언론 보도 종합)

테슬라와 BYD 두 브랜드만 합쳐 1만4986대 — 9월 수입 전기차의 82.4%입니다. 브랜드별 판매 순위에서도 테슬라 3위, BYD 6위에 올랐습니다.

2. 누가 판을 바꿨나 — 중국산 모델Y와 BYD

테슬라의 주력은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Y와 모델3입니다. 모델Y는 9월 한 달 1만1421대가 팔려 승용차 모델별 내수 판매 1위를 차지했고, 이 중 모델Y L이 8690대입니다. 모델3는 821대가 뒤를 이었습니다. 앞서 KAIDA 9월 수입차 통계에서도 확인된 흐름입니다.

BYD는 돌핀 1153대, 씨라이언7 745대, 아토3 227대를 앞세워 2614대를 판매, 전년 동월 대비 156.3% 늘었습니다.

반면 국산은 엇갈렸습니다. 기아는 EV5(2160대)·PV5(1888대)·EV3(1627대)로 12.6% 성장했지만, 현대차는 27.7% 줄었습니다. 아이오닉5는 1262대로 44.4% 급감했고, 아이오닉6·아이오닉9도 각각 17%, 40.3% 감소했습니다.

3. 왜 하필 지금인가 — 보조금 소진과 수입차 자체 지원금

보도들이 꼽은 배경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일부 지역 전기차 구매 보조금 소진. 지난주(10월 18일 글) 다뤘듯 2026년 국고보조금은 이미 80~90% 소진됐습니다. 둘째, 수입 브랜드의 자체 할인과 구매 지원금이 보조금 공백을 메웠습니다. 셋째, 중국 생산 기반의 원가 경쟁력입니다. 이상명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보조금 공백을 자체 할인으로 메운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는 원가에서 나오는 경쟁력이 실재한다는 경고”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언론들도 “특정 요인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4. 정책의 엇박자 — 사는 건 지원하고, 만드는 건 외면

구매 보조금은 생산지를 가리지 않고 지급됩니다.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산 테슬라 주력 모델 구매에 지급된 국고보조금만 약 1146억원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국내 생산을 떠받칠 세제 수단은 정반대입니다. 8월 3일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의 ‘국내생산세액공제'(한국판 IRA)는 태양광·풍력·이차전지·반도체·핵심소재·AI 로봇부품 6개 분야만 포함하고 전기차 완성차는 제외됐습니다. 5월 산업통상부가 “전기차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을 협의 중”이라고 밝힌 것과는 다른 결과입니다. 정부는 전기차 개별소비세 감면 한도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관세 방어선 격차도 큽니다. 국회 모빌리티포럼(9월 18일) 공개치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은 미국 최대 127.5%, EU 최대 45.3%인 반면 한국은 8% 수준입니다. 국회에서는 여야 모두 전기차를 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자는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논의 중이지만 아직 결론은 없습니다.

5. 남은 변수 — 누적으로는 아직 국산이 앞선다

올해 1~9월 누적 판매는 국산 16만7312대, 수입 13만2582대로 국산이 3만4730대 앞섭니다. 9월 뒤집힘이 구조적 변화의 시작인지는 4분기 숫자가 말해줄 것입니다. 변수 세 가지: 보조금 절벽 속 국산 브랜드의 가격 정책, 11월 중순 인도 시작하는 벤츠 CLA(5290만원~)·GLC(9000만원~), 그리고 오늘 밤 발표되는 테슬라 3분기 실적입니다.

전기차 구매 전 체크리스트

  • 보조금 잔액을 먼저 확인하세요.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서 거주 지역 국고·지자체 보조금 잔액을 확인하고, 소진 시 ‘내년 보조금 적용 인도’가 가능한지 매장에 물어보세요.
  • 실구매가를 직접 계산하세요. 전액 지원 기준선(5300만원)·8500만원 상한선을 기준으로 계약 트림의 지원 금액을 견적서에 명시해 달라고 요청하세요.
  • 수입차 프로모션 조건을 따지세요. 기간·대상 트림·충전 크레딧 조건이 제각각입니다. 할인 총액을 보조금 감소분과 비교해 보세요.

한 달치 통계가 바꾼 것은 순위표만이 아닙니다. “전기차 시장이 성장해도 그 과실이 누구에게 돌아가는가”라는 질문이 이제 공식 의제가 됐습니다. 보조금은 생산지를 가리지 않고, 생산 인센티브는 완성차를 비껴가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9월의 57.2%는 시작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